모바일 콘텐트 모를것 같은 친구로부터 '잘보고 있다' 인사 받을 때 신기
중앙사보 2017.04.06

중앙일보 디지털 인기 코너
'안충기 기자의 긴가민가'

지난 2월부터 중앙일보 디지털에서 8회째 연재 중인 ‘안충기 기자의 긴가민가’는 현장 취재와 팩트를 기반으로 해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출근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부터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활약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터뷰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고1 때까지 미술에 푹 빠졌던 안충기 섹션에디터가 검정 펜으로 정밀 묘사한 펜화와 충청도 고향 사투리가 묻어나는 구어체 문장은 디지털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게재 한 달여 만에 조회수가 수십만에 달하고 한 포털에선 ‘많이 본 기사’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안 에디터의 ‘디지털 실험’ 시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인스 블로그 ‘안충기의 슥슥 만인보’에 취재 기사, 주말 농장, 맛집, 여행, 펜화 습작 등을 기록으로 남겼다. 본격적인 활동은 2011년 포스팅을 시작한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다. 페북으로 친구를 맺은 사람이 지금까지 1700명 가까이 되는데 이들의 ‘좋아요’ 반응, 댓글 등을 통해 요즘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흥미를 느끼는지 자연스레 알게 됐다. 페북에 올린 펜화가 반응을 얻기 시작하자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 콘텐트 제작에 동참했다. 디지털 콘텐트는 절대 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잘 보고 있다’는 인사를 건넬 때 신기했다. 안 에디터는 “요즘은 어떤 게 모바일에 먹힐까 고민한다. 모바일을 갖고 놀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목을 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코너의 첫 이름은 글씨를 아무렇게나 써놓은 모양을 뜻하는 ‘괴발개발’ 이었는데 이미 쓰는 사람이 있어 바꿨다. 그러다가 처음부터 염두에 둔 이름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분명하지 않은 모양을 뜻하는 긴가민가.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

 디지털에서 쉽게 읽히는 기사라 할지라도 품은 많이 든다. ‘교보문고 23m짜리 책상의 비밀’(3월 15 일 디지털)은 두 차례의 현장 취재와 스케치, 서너 시간의 후반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첫 번째 방문 때는 서점 내부를 눈대중으로 가늠한 뒤, 두 번째는 스케치북에 큰 틀을 그리며 내부 곳곳을 사진 촬영했다. 책상에 앉은 사람과 책장 등은 나중에 사진을 보고 하나하나 채워 넣었다. ‘손석희 앵커가 2시간씩 노는 방’(3월 2일 디지털) 취재는 급작스레 성사됐다. 서울 상암산로 JTBC빌딩에서 편집국보도국 데스크 등 간부 회의가 있던 날 기회를 잡았다. 근무지인 서소문에서 따로 시간을 내 가기가 힘들 것 같아 회의 후 예정된 오찬에 빠지며 스튜디오로 달려갔다. 후배인 배노필 JTBC 뉴스제작부 차장의 안내로 취재를 마쳤다.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서울 종로구 12번 마을버스 ‘은수(은수교통 소속이어서 은수라고 불림)’의 사연도 디지털 기사로 두 번을 썼다. 677일간 세계 일주를 한 마을버스 은수를 운전한 여행작가 임택씨를 1년간 취재했다. 세계일주를 마친 은수가 서울로 금의환향할 때 안 에디터도 은수에 올라 서울 시내를 함께 달리기도 했다.

 안 에디터는 지난 1년간 틈틈이 작업한 펜화 작품으로 전시회를 연 화백이다. 그가 일곱 번째 참여한 제7회 한국펜화가협회전이 4월 11일까지 서울 인사동10길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가로 2m 전지에 그린 ‘비행산수 서울강북반도(飛行山水 서울江北半圖)’와 ‘대문 쪽에서 본 고려대학교 전경’ 등 두 점을 출품했다. “서울 안암동 근처에서 막걸리를 즐겨 드신 분들이라면 추억이 샘솟는 그림”이라고 그는 말했다.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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