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소개. JTBC미디어텍 영상취재팀
중앙사보 2017.04.13

취재현장 최전선에서 어떤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아
오토바이 뒷좌석도 불사, 좋은 영상 얻기 위해 최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심판이 열린 지난 3월 10일, 헌재 주변의 안국역(지하철 3호선) 일대는 아수라장이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격분한 나머지, 취재진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타 언론사 촬영기자, 그리고 오디오맨들의 부상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JTBC 영상취재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ENG 카메라에 붙은 JTBC 로고를 본 일부 시민들은 더 심한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이렇게 분위기가 심각하게 흐르면 영상취재기자의 머릿속엔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첫째, 카메라가 훼손돼선 안 된다는 것. 둘째, 물을 먹으면 안 된다(낙종하면 안 된다는 뜻의 속어)는 것. 이날 안국역 일대에서 취재를 했던 이승창·김진광 기자 등 영상취재기자 10명이 그런 생각을 했을 거다.

 JTBC 보도국 영상취재팀은 최전방 부서다. 어떤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제대로 된 취재가 가능하다. 하지만 2011년 12월 개국 이후 지금까지 5년이 조금 넘도록 현장의 반응이 우리에게 호의적이었던 적은 많지 않다. 손석희 보도담당사장 부임 이후 세월호 참사 보도, 최순실 태블릿PC 특종 등으로 우리 보도의 진정성을 보여줬지만 촛불집회 반대편 태극기집회 현장에선 주먹질과 발길질을 견뎌야 했다. 이런 험한 현장에서도 영상취재기자들이 카메라를 꼭 쥐고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원동력은 두 가지다. 역사를 기록한다는 사명감, 그리고 오늘 좋은 뉴스를 내보내겠다는 의지다.

 

 최전방에 선 책임 또한 막중하다. 영상이 없는 방송뉴스는 거의 없다. 우리가 못 찍으면 그날 ‘눈 뜨고 물 먹는다’는 얘기다. 취재기자와 함께 현장에 들어서면 “찍지 마세요”란 말이 돌아오기 일쑤다. “취재는 응하겠지만 카메라로 찍는 건 안 된다”는 취재원을 설득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할 때가 많다.

 가끔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야만 한다. 8차선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건 예사다. 대통령 선거, 탄핵 결정 등 빅샷(거물)의 이동경로 자체가 중요한 취재대상이 될 경우엔 ‘오토바이 팔로(follow)’를 한다. 촬영기자가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한 손으로 카메라를 쥔 채 뒤를 쫓는다. 또 다른 손은 오토바이 운전자의 허리를 잡고 달린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촬영기자들은 굳이 이 길을 택한다. 지상파가 헬기로 찍은 영상을 내보낼 때 속수무책으로 당해선 안 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출석과 법원 영장실질심사 출석 땐 김재식·장후원 기자가 이걸 해냈다.

 

 10㎏짜리 ENG 카메라를 들고 뛰느라 고된 노동에 시달리지만 보람도 있다. 대표적인 게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가장 먼저 피부로 느꼈을 때다. 인파로 가득찬 광장을 헤집고 다닐 때도 JTBC 로고를 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길을 터줬다. 한 팀원은 “홍해가 갈라지듯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현장에서 스스로 중심을 잡으며 뷰파인더로 묵묵히 지켜보는 게 우리의 최선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김민 영상취재팀장ㆍJTBC미디어텍

김민 영상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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