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뷰만 올리려는 기사보다 통찰력 있는 콘텐트 만들어야”
중앙사보 2017.05.18

오병상 편집인디지털 강연회
소통협업 통해 혁신 이뤄야
성공적 안착 위해 적극 지원


“인사이트(Insightㆍ통찰력) 있는 콘텐트를 만들어 달라.”
뉴스룸혁신추진단장인 오병상 중앙일보 편집인이 추구하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의 방향은 이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지난 5월 11일 서울 서소문로 J빌딩에서 열린 디지털 강연회에는 80여 명이 참석해 교육장을 가득 채웠다. 일부는 자리가 부족해 서서 강연을 듣기도 했다. 지난 3월 중앙일보가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이후, 어떤 디지털 콘텐트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구성원들의 고민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오 편집인은 1시간30분 동안 디지털 퍼스트의 방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단순히 페이지뷰(PV)만 올리려는 기사가 아닌, 인사이트 있는 기사를 현장에서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페이지뷰 중심의 평가는 물론 디지털 편집 시스템도 바꾸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사이트 있는 디지털 콘텐트란 무엇인가. 오 편집인은 뉴욕타임스(NYT)의 동영상 뉴스 ‘Voices From Donald Trump’s Rallies, Uncensored’(https://nyti.ms/2m7mqSy)를 사례로 들었다. “미국 대선 기간 중 트럼프 당시 후보의 유세 현장 뒤에서 백인들이 술 먹고 욕하는 걸 기자가 아이폰으로 찍은 영상인데, 다른 어떤 기사보다 트럼프 후보를 신랄하게 비판했어요. 뉴욕타임스는 선거가 끝나고 최고의 기사로 이 동영상을 꼽았죠.”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영역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지속해 온 결과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5월 3일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디지털 독자가 약 30만 명 늘어나는 등 디지털 유료 독자 수가 220만 명에 이른다. 오 편집인은 “지금의 뉴욕타임스는 단순히 종이 신문이 아닌 디지털 뉴욕타임스가 됐다”며 “2014년 혁신보고서를 낸 이후 한 방향으로 디지털 혁신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편집인은 또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는 독자가 뉴스를 소비하는 시간에 맞춰 하루에 네 번 자기들만의 콘텐트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며 “결국 핵심은 콘텐트의 퀄리티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역시 디지털 퍼스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2013년부터 중단해 왔던 연합뉴스 콘텐트 전재를 최근 재개했다. 인테이크(Intake) 부서가 속보 생산 부담을 덜고, 양질의 콘텐트를 생산하는 데 더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콘텐트에 대한 기자들의 궁금증이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디지털 상담소’도 매주 목요일마다 문을 연다. 기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소통과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트를 만들어내자는 취지에서다. 오 편집인은 “지금은 포털이라는 플랫폼이 콘텐트 프로바이더(Content Provider)를 빨아들이는 구조이지만, 앞으로는 멀티 플랫폼 시대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로 훌륭한 콘텐트가 모였을 때 비로소 플랫폼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의 경력 관리 프로세스도 강화된다. 조만간 모든 기자를 대상으로 희망 커리어를 조사해 정기 인사와 교육, 연수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대중적 인지도, 전문성 등을 갖춘 ‘스타 저널리스트’를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오 편집인은 “앞으로의 커리어는 스스로 관리하고 회사에도 요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구성원들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면 검토를 거쳐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ㆍ뉴스룸혁신추진단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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