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S매거진 빛내온 '주영욱의 맛집' 100회로 막 내려
중앙사보 2017.06.01

5년 가까이 연재, 곧 책으로 출간

중앙SUNDAY S매거진에 연재되던 ‘주영욱의 이야기가 있는 맛집’이 100회를 맞아 5월 14일자로 막을 내렸다. 2012년 8월 12일자부터 지금까지 5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격주로 S매거진 지면을 빛내온 코너다. ‘맛’에 대한 그와의 인연은 2011년 11월 27일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매거진을 신문에서 잡지 형태로 바꾸면서 ‘조선시대 진상품으로 본 제철 수라상’이라는 코너를 시작했는데, 수라상 식재료에 대한 얘기를 김상보 교수가 써오면 국내 맛 전문가 2명이 그 재료를 요리해 내놓는 식당과 메뉴를 소개하는 미니 박스 기사를 붙이는 구성이었다. 그런데 마감 직전 1명이 갑자기 펑크를 내는 바람에 급하게 대타로 투입한 것이 주영욱 대표였다. 몇 번 만나진 않았지만 음식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열심히 설명하던 모습을 주의 깊게 봐 왔던 터였다. 그는 음식에 얽힌 추억을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체로 보내왔다. 그 뒤 남자의 요리라는 콘셉트로 ‘주영욱의 도전! 선데이 쿠킹’을 잠시 연재하다가 지금의 코너를 시작하게 됐다. 연재글은 곧 출간될 예정이다.


“제 명함을 받아들고는 ‘글 잘 읽고 있다’고 말씀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고 책임감도 커졌다”는 그는 독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했고, 100회로 마무리하며 독자 강연을 준비했다. 5월 26일 오후 6시 본사 2층 강의실에서 개최한 ‘맛있는 음식이란 어떤 것인가’다. 40여 명의 독자가 참석한 이날 그는 자신의 ‘맛 철학’을 한 시간여에 걸쳐 들려주었다. 그는 “맛은 향”이라고 했다. 우리는 후천적으로 냄새를 학습하게 되는데, 익숙한 냄새가 나는 음식이 맛있다고 뇌가 느낀다는 것이다.

이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10가지 조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들려주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좋은 식재료 ▶적당한 간 ▶좋은 향 ▶적절한 온도 ▶재료에 걸맞은 조리법 ▶균형미 ▶과하지 않은 양념 ▶여운 ▶보기도 좋아야 ▶마음을 움직이는 음식이다.
마지막 ‘마음을 움직이는 음식’을 얘기하면서 김기덕 감독이 칸 영화제의 초청으로 만든 ‘나의 어머니’라는 제목의 짤막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김 감독이 집에 온다는 전화를 받은 노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장에 직접 가서 배추를 사와 배추전을 해준다는 단순한 내용인데, 왠지 울컥했다. 어머니가 정성껏 해주신 음식보다 맛있는 음식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아쉬운 마음에 재충전을 충분히 하면서 시즌2를 준비해 달라고 얘기했다. 다시 시작될 날이 기다려진다.
정형모 에디터·중앙SUNDAY

정형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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